뉴욕, 2026년 10월 28일 – 검증 가능한 인텔리전스 레이어를 표방하는 **베로나(Verona)**가 메인넷 v32 업그레이드인 **퍼미(Fermi)**를 정식 가동했다. 퍼미는 네트워크 상 모든 계정에 양자내성(Post-Quantum) 서명을 실시간으로 적용하는 업그레이드로, 이용자는 기존 계정에 ML-DSA 인증자를 추가하고 원한다면 기존(양자 이전) 키를 주소 변경 없이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

베로나의 모든 계정은 플러그형 인증자를 탑재한 스마트 콘트랙트 계정으로 설계돼 있어, 양자내성 서명은 ‘마이그레이션 대상’이 아닌 ‘네이티브 옵션’으로 편입된다.

지금 전환하는 이유

양자 컴퓨팅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앞당겨지고 있다. NIST는 거의 모든 블록체인을 보호하고 있는 타원곡선 서명 방식을 2030년 이후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2035년 이후에는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구글(Google) 역시 자체 양자내성 전환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앞당겼다.

올 3월 Google Quantum AI는 50만 개 미만의 물리 큐비트로도 secp256k1—**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을 지탱하는 타원곡선—을 수 분 내로 깨뜨릴 수 있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이는 이전 연구 대비 거의 20배 가까이 요구 규모가 줄어든 수치다. 아직 그런 수준의 양자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지만, 베로나는 ‘준비할 수 있는 리드타임이 남아 있을 때’ 선제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고, 퍼미는 이 리드타임을 네트워크의 모든 이용자에게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퍼미가 제공하는 기능

  • FIPS 204 격자(Lattice) 기반 서명 표준인 ML-DSA-65를 네이티브 계정 인증자로 지원

  • 재무국고, 콜드볼트 계정을 위한 FIPS 205 해시 기반 표준 SLH-DSA-128s 도입

  • 고전(클래식) 키를 비활성화하거나, 양자내성 키와의 공동 서명을 강제하는 PQ 의무(PQ-required) 계정 정책

  • Verona SDK와 대시보드에서 원클릭 계정 전환 기능 제공

설계 차이가 만드는 의미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단일 공개키에서 주소를 파생’하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는 해당 키의 알고리즘이 깨지는 순간, 이용자가 모든 자산을 새로운 주소로 옮겨야 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3분의 1이 이미 공개키가 노출된 계정에 묶여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더리움 역시 양자 시대를 대비하려면 새로운 계정 표준으로의 강제 마이그레이션이 불가피하다.

베로나는 제네시스부터 다른 길을 택했다. 베로나의 모든 계정은 거버넌스가 배포한 스마트 콘트랙트 형태로 존재하며, 여기에 secp256k1, 패스키(passkeys), 이더리움 지갑, JWT, ZKEmail 등 다양한 인증자를 ‘플러그인’ 방식으로 장착할 수 있다. ML-DSA를 추가하는 절차는 패스키를 추가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 구조에서 주소의 소유자는 키가 아니라 콘트랙트다. 그 결과 암호 알고리즘은 계정 아래에서 자유롭게 교체되더라도, 계정의 ‘정체성, 이력, 잔고’는 그대로 유지된다.

베로나가 거는 베팅

양자 컴퓨팅과 암호 기술은 ‘쫓고 쫓기는’ 게임이다. 퍼미가 이 싸움을 끝내지는 못한다. 베로나는 어느 한 알고리즘이 영원히 승자가 될 것이라고 베팅하지 않는다. 대신, “네트워크가 단일 업그레이드로 전체 알고리즘 세트를 교체하되, 단 한 계정도 고립시키지 않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본다.

퍼미는 격자 기반과 해시 기반 양자내성 키를 나란히 운영한다. 어느 한 쪽의 보안 가정이 깨지더라도, 이용자는 제약 없이 다른 알고리즘으로 갈아탈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게 된다.

베로나 창업자이자 CEO인 앤서니 안잘론(Anthony Anzalone)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자 내성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마이그레이션 문제’입니다. 다른 체인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 자산을 새로운 주소로 옮기는 방법부터 찾아야 합니다. 베로나에서는 키를 ‘추가하고 제거’하면 됩니다. 우리는 암호 기술이 계속 바뀔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몇 년 전부터 이런 계정 구조를 설계해 왔고, 퍼미는 이 설계가 처음으로 네트워크 전체 스케일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사례입니다.”

이후 로드맵

퍼미 2단계에서는 Cosmos SDK v0.55와 CometBFT v0.40 라인을 통해 검증인(밸리데이터) 키를 ML-DSA-65로 전환한다. 검증인 투표 파워의 3분의 2 이상이 새 키로 회전하면, 합의 레이어 자체가 양자내성 서명으로 이행하게 된다.

NIST가 FIPS 206을 최종 확정하면, 베로나는 FN-DSA(Falcon) 역시 추가 인증자로 지원할 계획이다. JWT, ZKEmail 등 서드파티 인프라에 의존하는 ‘편의성 중심 인증자’는, 신원 제공자와 증명 시스템이 자체적인 양자내성 전환을 마치기 전까지는 기존 암호 방식으로 남게 되며, PQ 의무(PQ-required) 정책을 충족할 수 없다.

베로나 소개

**베로나(Verona)**는 **번트 랩스(Burnt Labs)**가 구축한, AI·기업·개인 소비자를 위한 ‘검증 가능한 인텔리전스 레이어’다. 이전 명칭은 XION으로, 현실 세계의 검증된 데이터를 프로그래머블 프리미티브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verona.de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