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은 직접 일본 미야기현으로 가서 공장 부지를 확인했다. SK hynix는 일본에 메모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투자 규모는 수십조 원(수십만억 원) 수준이다. 이는 미국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간 것도 아니고, 국내 투자를 대체하는 것도 아니다. 용인 Y2와 청주 M17의 총 54조 원 규모 국내 건설 계획은 그대로 추진된다. 미야기 공장은 ‘증분’이고, 해외 거점이며, 한 번에 세 가지 효과를 노리는 선택이다. 첫 번째 논리는 생산능력이다. 전 세계 메모리 공급 부족의 사이클에서 HBM 생산능력은 TSV(실리콘 관통 비아) 패키징과 수율에 막혀 있다. 일본은 소재와 정밀 장비 분야에서 쌓아온 축적이 바로 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준다. 미야기현은 일본 정부가 지정한 ‘세계 3대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중 하나로, 보조금과 연계 지원도 이미 준비돼 있다. 두 번째 논리는 지경학적(지정학적) 헤지다. 미국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어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웨이퍼(반도체) 공장을 하나 짓는 데 150조 원~200조 원이 든다”며 정부 지원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SK hynix가 먼저 일본에 판을 깔면, 미국과 협상할 때 사용할 ‘카드’를 손에 쥐게 된다. “내가 미국에 가려면, 더 좋은 조건을 내놔야 한다.” 세 번째 논리는 정치적 줄다리기다. 한국 국내에서는 대일(對日) 반도체 투자를 두고 민감한 감정이 있지만, SK hynix는 첫 번째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다. 만약 미야기 공장이 완공되면, 이는 애플 미광? 애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 (※원문 의미: 미국의 Micron, 대만의 TSMC에 이어) 일본에 공장을 세우는 외국 반도체 기업으로는 일본에 이어 세 번째가 된다. 삼성은 현재 요코하마에 있는 패키징·연구개발 센터만 보유하고 있다. 그럼 이번 수로 누가 손해를 보나? 삼성이다. 일본 정부의 자원은 한정돼 있고, SK hynix를 지원하는 만큼 향후 삼성의 대일 투자에는 더 까다로운 조건이 붙을 가능성이 커진다. 누가 이득을 보나? 일본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들이다. SK hynix가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장기간의 구매 계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세 가지 신호를 기다리면 된다. SK hynix가 투자 금액과 착공 시점을 공식 확인하는지, 미국 상무부나 의회의 반응이 나오는지(압박인지, 달콤한 조건을 제시하는지), 그리고 2026년 하반기 HBM 공급 데이터가 일본 공장의 협업 덕분에 더 빨리 램프업(증산)될지 여부다.